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세계는 포탄과 미사일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전쟁’을 목격했습니다. 러시아의 크라수하-4 레이더 재밍 시스템은 우크라이나의 레이더를 무력화했고, 리어-3 시스템은 휴대폰 네트워크를 교란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수천 대의 전자 재밍 장치를 배치하여 러시아의 정밀유도 폭탄과 드론을 목표에서 벗어나게 만들었고, 발트해 상공에서는 러시아의 GPS 재밍이 상업 항공편까지 마비시켰습니다.

이것이 바로 전자전(Electronic Warfare, EW)의 현실입니다. 전자기 스펙트럼을 장악하기 위한 싸움은 탱크와 전투기만큼이나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며, 미 해군의 EA-18G 그라울러는 적의 레이더를 ‘삭제’하고, 인공지능은 밀리초 단위로 최적의 재밍 전략을 생성합니다. 전자전은 더 이상 보조적 역할이 아닙니다. 이는 현대전의 핵심이며, 전자기 스펙트럼을 지배하는 자가 전장을 지배합니다. 전자전 무기 체계의 원리, 기술,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교훈을 심층 분석합니다.
전자전이란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전장
전자전(Electronic Warfare, EW)은 전자기 스펙트럼(Electromagnetic Spectrum)을 이용하여 적의 전자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아군의 시스템을 보호하며, 전자기 환경을 장악하는 군사 작전입니다. 전자기 스펙트럼은 라디오파, 마이크로파, 적외선, 가시광선에 이르는 광범위한 주파수 대역을 포함하며, 현대 군사 시스템—레이더, 통신, GPS, 무기 유도, 센서—은 모두 이 스펙트럼에 의존합니다. 전자전은 총알이나 폭탄 없이 적의 눈을 멀게 하고, 귀를 막으며, 통신을 차단하고, 무기를 무용지물로 만듭니다.
전자전의 3대 영역
전자전은 세 가지 교리적 범주로 구성됩니다. 첫째, 전자 공격(Electronic Attack, EA)은 전자기 에너지나 지향성 에너지를 사용하여 적의 레이더, 통신, 무기 시스템을 교란, 파괴, 기만하는 공격적 작전입니다. 재밍(Jamming)은 강력한 전자기 신호로 적의 수신기를 압도하여 실제 신호를 탐지하지 못하게 만들고, 스푸핑(Spoofing)은 거짓 신호를 주입하여 적을 기만합니다. 대방사 미사일(Anti-Radiation Missile)은 적 레이더의 전파를 추적하여 파괴하는 직접적인 물리적 공격입니다.

둘째, 전자 보호(Electronic Protection, EP)는 아군의 전자 시스템을 적의 전자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어적 조치입니다. 주파수 도약(Frequency Hopping)은 통신 주파수를 빠르게 변경하여 재밍을 회피하고, 확산 스펙트럼(Spread Spectrum) 기술은 신호를 넓은 대역에 분산시켜 재밍 저항력을 높입니다. 암호화, 신호 강화, 스텔스 기술도 전자 보호의 일부입니다. 셋째, 전자전 지원(Electronic Warfare Support, ES)은 적의 전자기 방출을 탐지, 식별, 위치 파악하여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으로, 신호 정보(SIGINT)와 통신 정보(COMINT)가 포함됩니다.
- 전자 공격 (EA): 재밍, 스푸핑, 대방사 미사일로 적 시스템 무력화
- 전자 보호 (EP): 주파수 도약, 확산 스펙트럼, 암호화로 아군 시스템 방어
- 전자전 지원 (ES): 적 신호 탐지, 식별, 위치 파악 (SIGINT/COMINT)
전자전의 핵심 기술: 재밍, 스푸핑, 그리고 대방사 미사일
전자전의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무기는 재밍(Jamming)입니다. 재밍은 적의 레이더나 통신 수신기에 강력한 전자기 잡음을 보내 실제 신호를 압도합니다. 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하여 반사파를 수신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재밍기가 레이더보다 훨씬 강력한 신호를 발사하면 레이더는 실제 표적의 미약한 반사파를 탐지할 수 없습니다. 이는 마치 밝은 조명 아래에서 희미한 별을 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재밍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소음 재밍(Noise Jamming)은 광범위한 주파수 대역에 무작위 잡음을 발사하여 모든 신호를 압도하고, 기만 재밍(Deception Jamming)은 거짓 표적 신호를 생성하여 레이더를 혼란시킵니다.
스푸핑: 거짓 정보의 주입
스푸핑(Spoofing)은 재밍보다 더 정교한 기술로, 단순히 신호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 정보를 주입하여 적을 속입니다. GPS 스푸핑은 거짓 GPS 신호를 송신하여 적의 드론, 미사일, 또는 항법 시스템이 잘못된 위치를 인식하게 만듭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은 GPS 스푸핑을 사용하여 러시아의 정밀유도 폭탄을 목표에서 수 킬로미터 벗어나게 만들었습니다. 레이더 스푸핑은 거짓 표적 신호를 생성하여 레이더가 존재하지 않는 전투기나 미사일을 탐지하게 만들어, 방공망의 자원을 낭비시키고 실제 위협을 놓치게 합니다.
대방사 미사일: 레이더를 파괴하는 사냥꾼
전자 공격의 극단적 형태는 대방사 미사일(Anti-Radiation Missile, ARM)입니다. 이 미사일은 적 레이더가 방출하는 전파를 감지하여 그 발신지를 추적하고 파괴합니다. 미국의 AGM-88 HARM(High-speed Anti-Radiation Missile)과 최신 AGM-88E AARGM(Advanced Anti-Radiation Guided Missile)은 SEAD(Suppression of Enemy Air Defenses, 적 방공망 제압) 임무의 핵심 무기입니다. AARGM은 마하 2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며, 사거리는 150km 이상입니다. 레이더가 전파를 방출하는 동안 미사일은 그 신호를 추적하지만, 레이더 운용자가 위협을 감지하고 레이더를 끄면 어떻게 될까요? 초기 HARM은 레이더가 꺼지면 마지막으로 탐지된 위치를 공격했지만, AARGM은 GPS/INS(관성항법) 유도와 밀리미터파 레이더 시커를 결합하여 레이더가 꺼진 후에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습니다.
| 전자전 기술 | 원리 | 효과 |
|---|---|---|
| 소음 재밍 | 강력한 무작위 잡음 발사 | 레이더/통신 수신 불가, 광역 효과 |
| 기만 재밍 | 거짓 표적 신호 생성 | 레이더 혼란, 자원 낭비 유도 |
| GPS 스푸핑 | 거짓 GPS 신호 송신 | 적 무기/항법 시스템 오도, 목표 이탈 |
| 주파수 도약 | 통신 주파수 빠른 변경 | 재밍 회피, 통신 보호 |
| 확산 스펙트럼 | 신호를 넓은 대역에 분산 | 재밍 저항력 증가 |
| 대방사 미사일 (ARM) | 적 레이더 전파 추적 및 파괴 | 방공망 물리적 제거 |
EA-18G 그라울러: 전자전의 최강자
미 해군의 EA-18G 그라울러(Growler)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자전 항공기입니다. F/A-18F 슈퍼호넷을 기반으로 개발된 그라울러는 전투기의 기동성과 전자전 무기를 결합하여, 적의 레이더와 통신을 무력화하고 아군 공격기의 길을 열어줍니다. 그라울러의 핵심은 AN/ALQ-99 전자 공격 재밍 포드와 AN/ALQ-218 광대역 수신기입니다. AN/ALQ-218은 극도로 넓은 주파수 범위에서 적 레이더 신호를 탐지하고 분류하며, 실시간으로 전자 전장 지도를 생성합니다. 이 수신기는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레이더도 감지할 수 있으며, 각 레이더의 ‘전자기 지문’을 분석하여 S-300, S-400, 판치르 등 특정 시스템을 식별합니다.
AN/ALQ-99: 적 레이더를 침묵시키는 재밍 포드
AN/ALQ-99 재밍 포드는 그라울러의 주요 공격 무기입니다. 각 그라울러는 최대 5개의 재밍 포드를 장착할 수 있으며, 각 포드는 특정 주파수 대역(저주파, 중주파, 고주파)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재밍 포드는 강력한 라디오 주파수(RF) 에너지를 방출하여 적 레이더를 압도하고, 효과적으로 70~90%의 레이더 탐지 거리를 감소시킵니다. 예를 들어, 200km 탐지 거리를 가진 레이더가 그라울러의 재밍을 받으면 20~60km로 줄어들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됩니다. 이는 아군 공격기가 적 방공망의 사거리 밖에서 안전하게 작전할 수 있게 합니다.
AGM-88 HARM: 레이더를 파괴하는 최후의 수단
그라울러는 재밍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 AGM-88E AARGM 대방사 미사일을 발사합니다. 이 미사일은 적 레이더를 물리적으로 파괴하여 영구적으로 제거합니다. 2025년 예멘 후티 반군과의 교전에서 미 해군 그라울러는 AARGM을 사용하여 후티의 Mi-24 하인드 공격 헬기를 격추했으며, 이는 대방사 미사일이 지상 레이더뿐만 아니라 공중 표적에도 효과적임을 입증했습니다. 그라울러의 전자전 장교(EWO)는 후방 좌석에서 센서, 재밍 포드, 통신 시스템을 운용하며, 실시간으로 위협을 식별하고 재밍을 관리하며 필요시 HARM 미사일을 발사합니다.
- 항공기: EA-18G 그라울러 (F/A-18F 기반)
- 수신기: AN/ALQ-218 광대역 수신기 (적 레이더 탐지 및 분류)
- 재밍 포드: AN/ALQ-99 (최대 5개, 주파수 대역별 최적화)
- 재밍 효과: 적 레이더 탐지 거리 70~90% 감소
- 무장: AGM-88E AARGM (마하 2+, 150km+ 사거리)
- 승무원: 조종사 + 전자전 장교 (EWO)
- 임무: SEAD/DEAD, 전자 지원, 통신 재밍
- 특징: 네트워크 중심전 통합, 실시간 전자 전장 지도
우크라이나 전쟁: 전자전의 실험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21세기 전자전의 실전 실험실이 되었습니다. 양측은 대규모로 전자전 무기를 투입했고, 그 결과는 미래 전쟁의 모습을 예고합니다. 러시아는 크라수하-4(Krasukha-4) 지상 기반 재밍 시스템을 배치하여 우크라이나의 레이더와 드론을 무력화했습니다. 크라수하-4는 최대 300km 거리에서 공중 조기경보기(AWACS)와 레이더를 재밍할 수 있으며,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보호합니다. 리어-3(Leer-3) 시스템은 휴대폰 네트워크를 교란하고 차단하여, 우크라이나군의 통신과 민간 인프라를 마비시켰습니다.
GPS 재밍과 스푸핑의 대결
우크라이나 전쟁의 가장 치열한 전자전은 GPS를 둘러싸고 벌어졌습니다. 러시아는 정밀유도 폭탄과 드론이 러시아 본토의 핵심 시설—발전소, 군사 기지, 크렘린—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대규모 GPS 재밍을 실시했습니다. 이 재밍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발트해 연안 NATO 국가들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4~2025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스웨덴, 독일, 폴란드는 GPS 간섭이 급증했다고 보고했으며, 일부 상업 항공편은 GPS 장애로 인해 우회하거나 착륙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2025년 9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의 전용기도 GPS 재밍을 경험했으며, 이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의 일부로 간주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수천 대의 GPS 재밍 및 스푸핑 장치를 배치하여 반격했습니다. 러시아의 Kh-101 순항미사일, Kalibr 순항미사일, 그리고 Lancet 드론은 GPS 항법에 크게 의존하는데, 우크라이나의 스푸핑은 이들 무기를 목표에서 수 킬로미터 벗어나게 만들었습니다. 러시아는 Kometa 위성항법 안테나를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하여 재밍 저항력을 높였고, 우크라이나는 더 강력한 재밍으로 대응하는 ‘전자기 군비 경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전에서 전자전이 단순히 보조적 역할이 아니라,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임을 보여줍니다.
드론 전쟁과 전자전
우크라이나 전쟁은 또한 드론과 전자전의 결합을 보여주었습니다. 저가의 상업용 드론(DJI 등)이 정찰, 폭격, 그리고 자살 공격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양측은 드론 재밍 시스템을 배치했습니다. 휴대용 드론 재머는 드론의 제어 신호(2.4GHz, 5.8GHz)와 GPS를 차단하여 드론을 추락시키거나 귀환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드론도 진화하여 자율 항법, 광학 추적, 그리고 AI 기반 목표 인식을 채택하면서 재밍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는 전자전과 대전자전(Counter-EW)의 끊임없는 진화를 보여줍니다.
| 전자전 시스템 | 국가 | 기능 | 효과 |
|---|---|---|---|
| 크라수하-4 | 러시아 | 지상 기반 레이더 재밍 | 300km 거리 AWACS 및 레이더 무력화 |
| 리어-3 | 러시아 | 휴대폰 네트워크 교란 | 적 통신 차단, 허위 SMS 발송 |
| GPS 재밍 (발트해) | 러시아 | GPS 신호 압도 | NATO 국가 항공편 영향, 드론 무력화 |
| GPS 스푸핑 | 우크라이나 | 거짓 GPS 신호 | 러시아 정밀유도탄 목표 이탈 (수 km) |
| 드론 재머 | 양측 | 드론 제어 신호 차단 | 드론 추락 또는 귀환 |
인지 전자전: AI와 기계학습의 혁명
전통적 전자전은 인간 운용자가 전자기 환경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현대 전장의 전자기 환경은 너무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여 인간의 반응 속도로는 대응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인지 전자전(Cognitive Electronic Warfare, CEW)입니다. 인지 전자전은 인공지능(AI), 기계학습(ML), 그리고 신경망을 활용하여 신호를 자동으로 감지, 분류하고 실시간으로 대응합니다. 인간의 의사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시스템 스스로가 적응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합니다.
실시간 신호 분류와 대응
인지 전자전 시스템은 디지털 신호 처리(In-Phase/Quadrature, IQ 샘플)를 AI로 분석합니다. 기계학습 알고리즘은 방대한 신호 데이터베이스를 학습하여, 이전에 접한 적 없는 새로운 신호도 분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적이 완전히 새로운 레이더나 통신 시스템을 배치하더라도, AI는 신호의 특성(주파수, 변조 방식, 펄스 반복 간격)을 분석하여 자동으로 식별하고 적절한 재밍 또는 기만 전략을 생성합니다. 이는 전자전을 본질적으로 반응적인 분야에서 적응적이고 능동적인 능력으로 전환시킵니다.
생성적 AI와 맞춤형 대응
최신 인지 전자전 시스템은 단순히 신호를 분류하는 것을 넘어, 생성적 AI(Generative AI)를 사용하여 맞춤형 대응 신호를 생성합니다. 적의 레이더 신호를 분석한 AI는 그 레이더를 가장 효과적으로 기만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는 재밍 파형을 즉시 생성합니다. 이는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재밍 패턴에 의존하지 않고, 각 상황에 최적화된 전자 공격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Parallax Advanced Research와 같은 연구 기관들은 휴리스틱, 기계학습, 대규모 언어 모델(LLM), 그리고 생성 기술을 결합하여 ‘전투 속도’로 해결책을 생성하는 인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자율적 전자 방어
인지 전자전은 방어에서도 혁명적입니다. 시스템은 적의 레이더 추적과 표적 지정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인간의 개입 없이 즉시 대응책을 실행합니다. 적의 통신 링크를 차단하고, 센서를 기만하며, 심지어 적의 전자전 시스템을 역추적하여 공격할 수 있습니다. Northrop Grumman과 BAE Systems 같은 방산 기업들은 5세대 전자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F-35, F-15EX, 그리고 차세대 전투기에 통합될 예정입니다.
- 자동 신호 분류: AI가 새로운/미지의 신호도 실시간 식별
- 생성적 대응: 각 상황에 최적화된 재밍 파형 즉시 생성
- 인간 개입 불필요: 밀리초 단위 의사결정 및 실행
- 적응적 학습: 전투 중 새로운 위협 학습 및 대응 업데이트
- RF 지문 인식: 개별 레이더/송신기의 고유 특성 식별
- 네트워크 통합: JTIDS/Link-16으로 전자 전장 정보 실시간 공유
- 공격과 방어: 동시에 적 공격하고 아군 방어
전자전과 사이버전의 융합
전자전과 사이버전(Cyber Warfare)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습니다. 과거 전자전은 주로 라디오 주파수(RF) 영역에 집중했지만, 현대 군사 시스템은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 사이버 공격에도 취약합니다. 사이버-전자전(Cyber-EW)은 이 두 영역을 통합하여, 물리적 전자기 공격과 디지털 침투를 결합합니다. 예를 들어, 전자전 시스템이 적의 레이더를 재밍하는 동안, 사이버 공격은 레이더의 제어 시스템에 침투하여 악성 코드를 주입하고 영구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중심전의 취약점
현대 군대는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Centric Warfare)을 채택하여, 모든 플랫폼—전투기, 함정, 전차, 병사—을 단일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합니다. 이는 정보 공유와 협력을 극대화하지만, 동시에 사이버-전자전의 공격 표면도 확대합니다. 적이 네트워크에 침투하면 전체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으며, 전자 재밍은 네트워크 통신을 차단하여 부대를 고립시킵니다. GPS, JTIDS, Link-16 등의 데이터링크는 모두 전자전과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전자기 펄스(EMP)와 고출력 마이크로파(HPM)
더욱 극단적인 형태의 전자전은 전자기 펄스(EMP)와 고출력 마이크로파(HPM) 무기입니다. 이들은 대량의 전자기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하여 전자 회로를 물리적으로 파괴합니다. 핵 EMP는 고고도 핵폭발로 생성되어 수백 킬로미터 범위의 모든 전자 기기를 무력화하지만, 이는 핵전쟁을 의미하므로 실전 사용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러나 비핵 HPM 무기는 미사일, 드론, 또는 지상 플랫폼에서 발사되어 적의 전자 시스템만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으며,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이 개발 중입니다.
전자전의 미래: 전자기 스펙트럼 지배
전자전은 더 이상 보조적 역할이 아닙니다. 미국 국방부는 전자기 스펙트럼 지배(Electromagnetic Spectrum Dominance)를 21세기 전쟁의 핵심 요소로 규정했으며, 합동 전영역 작전(JADO, Joint All-Domain Operations)에서 전자전을 지상,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와 동등한 ‘영역’으로 취급합니다. 미래 전쟁에서 전자기 스펙트럼을 장악하지 못하면, 레이더는 작동하지 않고, 통신은 차단되며, 정밀유도 무기는 목표를 찾지 못하고, 네트워크는 붕괴됩니다. 이는 곧 전쟁의 패배를 의미합니다.
6세대 전투기와 통합 전자전
미국의 차세대 공중 우위(NGAD) 프로그램과 유럽의 미래 전투 항공 시스템(FCAS)은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들은 전자전을 핵심 능력으로 통합합니다. 6세대 전투기는 단순히 적을 격추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기 스펙트럼을 장악하고, 아군 네트워크의 노드로 기능하며, AI 기반 무인 윙맨을 지휘하고, 적의 전자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전자전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F-35는 이미 강력한 AN/ASQ-239 전자전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으며, 6세대 전투기는 이를 훨씬 능가할 것입니다.
우주 기반 전자전
전자전은 우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위성은 통신, GPS, 정찰의 핵심이며, 이들을 무력화하는 것은 적의 작전 능력을 마비시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위성 재밍 시스템과 대위성 무기(ASAT)를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도 우주 통제(Space Control) 능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래 전쟁은 지상에서 시작하기 전에 우주에서 먼저 승패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결론: 보이지 않지만 결정적인 전쟁
전자전은 ‘소리 없는 전쟁’이지만, 그 영향은 폭탄이나 미사일만큼이나 치명적입니다. EA-18G 그라울러는 적의 레이더를 침묵시키고, 인지 전자전 시스템은 AI로 밀리초 단위로 최적 전략을 생성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GPS 재밍과 스푸핑이 정밀유도 무기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전자기 스펙트럼은 21세기 전쟁의 새로운 전장이며, 이를 지배하는 자가 전쟁을 지배합니다.
전자전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계학습, 양자 센서, 고출력 마이크로파, 그리고 우주 기반 시스템은 전자전의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킬 것입니다. 전자전과 사이버전의 융합은 물리적 공격과 디지털 침투의 경계를 허물고 있으며, 네트워크 중심전은 모든 플랫폼을 단일 전자 생태계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미래 전쟁에서 총알과 미사일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전자기 스펙트럼을 누가 장악하느냐입니다. 보이지 않는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전자전 무기 체계는 현대전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습니다.

현대 군사 전략과 과거 전쟁사를 동시에 분석하는 밀리터리 전문 기자입니다. 무기체계의 실제 전력과 전략적 의미를 깊이 있게 전해드립니다.